The Mirror Of Soul
'도둑일기' ♬
예반4'바다'
2025. 3. 27. 16:56
![]() 해질 녘부터 눈여겨 보았는데 웬일일까? 저 집엔 불이 켜지지 않네. 귀를 쫑긋 세워도 웃음 소리 하나 발자국 소리 하나 잡을 수 없네. 웬일인지 모르지만 한적한 뜰을 보면 나는 들어가 서성이고 싶어라. 빈 부엌 아궁이에 남비를 얹고 싶고 쓸쓸한 의자의 먼지라도 쓸고 싶어라. 나는 모든 빈 집에 내 손을 태우고 싶어라. 빈 마루에 길게 누워 마룻장과 길낄거리고 싶고 지나간 달력을 떼어주고 싶어라. 잠든 고양이를 깨우고 싶어라. 달빛에 흠뻑 젖은 마당에 꽃씨라도 뿌리고 싶어라. 웬일인지 모르지만 한적한 뜰을 보면 나는 들어가 서성이고 싶어라. < 도둑일기 > / 황인숙 Undertale OST: Empty House |